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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축복: 윌리엄 워즈워스 시선
글과글사이
윌리엄 워즈워스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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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과글사이 세계문학 영미시선집 시리즈 022 |
윌리엄 워즈워스는 서민들의 언어와 삶을 시에 과감하게 도입했을 뿐 아니라, 제임스 톰슨(James Thompson, 1700-1748)과 윌리엄 쿠퍼(William Cooper, 1731-1800) 등의 시에서 싹트기 시작한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상상력을 통해 고양된 시어로 발전?심화시켜 낭만주의 문학의 지평을 열고 완성한 영국 낭만주의의 아버지로서, 영국 문학에서 ‘시의 대중화’는 그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효시로 평가되는 《서정민요》(Lyrical Ballads, 1798) 2판 〈서문〉(“Preface”)에서, 워즈워스는 자신의 시집에 대해 ‘하층 시골 사람들의 일상적인 언어와 삶에서 시의 언어와 소재를 택하여 그 언어와 소재들에 내재되어 있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상상력의 채색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서정민요》에 실린 워즈워스의 대다수 작품들이 서민들의 애달픈 삶에 관한 것이다.
또한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하는 워즈워스의 시 세계는 근본적으로 동양의 범신론적인 자연관이나 인간관과 상통하는 측면이 적지 않으며, 산업화 이후로 본격화된 인류의 환경 파괴 역사로 인해 거대한 생명체 지구의 자정 능력이 상실되어 갈수록 뜻밖의 기상 이변과 대재앙이 속출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생태 감수성을 거듭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음미할 여지가 많은 시인이라고 하겠다.
제22권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시선 《고독의 축복(The Bliss of Solitude)》는 워즈워스의 대표작 22편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영어 원문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서민들의 언어와 삶을 시에 과감하게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18세기 말의 시에서 싹트기 시작한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상상력을 통해 고양된 시어로 발전·심화시켜
낭만주의 문학의 지평을 열고 완성한,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아버지, 윌리엄 워즈워스”
사이먼 리, 늙은 사냥꾼(“Simon Lee, The Old Huntsman”) 일부
“무리하셨네요, 성실한 사이먼 리,
내게 연장을 줘 봐요,” 그랬더니,
그 말에 금세 화색이 돌면서
나의 도움 제의를 받아들였네.
내가 내리치자, 단방에
뒤엉킨 뿌리가 떼어졌네.
그 가련한 노인이 그리 오래
애썼어도 소용없는 일이었는데.
눈물이 그의 두 눈에 맺혔고,
감사와 찬사가 연달아 가슴 밖으로
뛰쳐나올 듯했는데, 나는 그것들이
소임을 다하지 않았으면 싶었네.
―친절한 행위들에, 늘 냉랭하게
답하는 매정한 가슴들에 대해 들었네.
슬프게도! 사람들의 감사가
나를 슬프게 한 적이 더 많았다네.
""You're overtasked, good Simon Lee,
Give me your tool"" to him I said;
And at the word right gladly he
Received my proffer'd aid.
I struck, and with a single blow
The tangled root I sever'd,
At which the poor old man so long
And vainly had endeavour'd.
The tears into his eyes were brought,
And thanks and praises seemed to run
So fast out of his heart, I thought
They never would have done.
―I've heard of hearts unkind, kind deeds
With coldness still returning.
Alas! the gratitude of men
Has oftner left me mourning.
백치 소년(“THE IDIOT BOY”) 일부
넷이 함께 집으로 가는 동안, 베티가
소리쳤다, “조니, 우리한테 말해줘, 어서,
이 긴 밤 내내 어디를 돌아다녔니,
무슨 소리를 들었고, 또 뭘 봤니,
조니, 우리에게 사실대로 얘기해봐.”
물론 조니도 밤새 올빼미들이
고운 선율로 합주하는 소리를 듣고,
틀림없이 그도 달을 보았으리라,
달빛 속에서 저녁 여덟 시부터
아침 다섯 시까지 돌아다녔으니.
베티의 물음에, 용감한 여행자처럼,
그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의 말을 그대로 소개한다,)
“수탉들이 꼬끼오 투-후우, 투-후우,
해가 너무 춥게 빛났어.”
―그렇게 조니가 자랑스레 답했다.
그의 여행 이야기는 그게 다였다.
For while they all were travelling home,
Cried Betty, ""Tell us Johnny, do,
""Where all this long night you have been,
What you have heard, what you have seen,
And Johnny, mind you tell us true.""
Now Johnny all night long had heard
The owls in tuneful concert strive;
No doubt too he the moon had seen;
For in the moonlight he had been
From eight o'clock till five.
And thus to Betty's question, he
Made answer, like a traveller bold,
(His very words I give to you,)
""The cocks did crow to-whoo, to-whoo,
And the sun did shine so cold.""
?Thus answered Johnny in his glory,
And that was all his travel's story.
입장 전환(“THE TABLES TURNED”) 일부
봄의 숲이 베푸는 자극 하나가
자네에게 인간에 대해, 도덕적인
악과 선에 대해, 더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네, 숱한 현자들보다도.
자연이 이끄는 지식은 달콤하지만,
우리의 참견하는 지성은
사물들의 아름다운 형상을 일그러뜨리지,
―우리는 해부하려고 살해하니까.
학문도 기술도 다 질색이네,
이 불모의 책장들을 덮어버리고,
어서 나오게, 바라보고 수용하는
마음만 가져오게.
One impulse from a vernal wood
May teach you more of man;
Of moral evil and of good,
Than all the sages can.
Sweet is the lore which nature brings;
Our meddling intellect
Misshapes the beauteous forms of things;
―We murder to dissect.
Enough of science and of art;
Close up these barren leaves;
Come forth, and bring with you a heart
That watches and receives.
아름다운 저녁이다(“It is a Beauteous Evening”)
아름다운 저녁이다, 고요하고 자유로워
성스러운 시간이 마치 숨죽여 경배하는
수녀처럼 조용하다. 넓은 태양이
정적 속에서 저물어가고,
온화한 하늘이 바다를 품는다.
들어보라! 위대한 존재가 깨어나,
저만의 영원한 동태로 천둥 같은
소리를 내고 있다―끊임없이.
여기서 나랑 걷는 귀한 아이! 예쁜 소녀야!
장엄한 생각에 감동받지 않은 듯하지만,
그렇다고 네 천성이 덜 신성한 건 아니다:
너는 일 년 내내 아브라함의 품에 안겨
교회 안 예배소에서 기도를 올리나니,
우리가 모르는 순간에도 신이 너와 함께하리니.
It is a beauteous evening, calm and free,
The holy time is quiet as a Nun
Breathless with adoration; the broad sun
Is sinking down in its tranquility;
The gentleness of heaven broods o'er the Sea;
Listen! the mighty Being is awake,
And doth with his eternal motion make
A sound like thunder?everlastingly.
Dear child! dear Girl! that walkest with me here,
If thou appear untouched by solemn thought,
Thy nature is not therefore less divine:
Thou liest in Abraham's bosom all the year;
And worshipp'st at the Temple's inner shrine,
God being with thee when we know it not.
1813년에 라이덜 마운트(Rydal Mount, Ambleside)로 이사한 워즈워스는 1814년에 장편 《소풍》(The Excursion)을 완성하지만, 이 무렵부터 그의 작품에 다분히 도덕적이고 보수적인 색채가 농후해진다. 하여, 낭만주의 2세대로 통하는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1788-1824)과 셸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 빅토리아조의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 1812-1889) 같은 후대의 시인들에게 많은 원망과 비난을 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20년경부터 시인으로서의 명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었던 워즈워스는 1843년에 로버트 사우디(Robert Southey, 1774-1843)의 뒤를 이어 영국의 계관시인에 올라, 1850년 4월 23일 라이덜 마운트에서 사망할 때까지 그 직을 유지하였다. 처음에는 “너무 늙었다”고 계관시인 지위를 사양했으나, 당시 영국 수상 로버트 필(Robert Peel, 1788-1850)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응하여 마지못해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 옮겨 엮은이의 〈윌리엄 워즈워스의 삶과 문학 이야기〉 중에서
저자: 윌리엄 워즈워스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효시로 통하는 시집 《서정민요》(Lyrical Ballads)의 저자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잉글랜드 북서부의 호수지방(Lake District) 컴벌랜드의 코커마우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하였다. 아버지 존 워즈워스(John Wordsworth)는 한 귀족의 법률대리인이었다. 워즈워스는 케임브리지 세인트존스칼리지를 졸업한 후에 프랑스에서 1년 남짓 체류하며 프랑스혁명에 적극 가담했지만 혁명이 공포정치로 치달으며 깊은 좌절을 맛본다.
시인 워즈워스는 1793년에 시집 《저녁 산책》(An Evening Walk), 《풍경 소묘》(Descriptive Sketches)를 출간하였고, 1795년에 여동생 도로시 워즈워스(Dorothy Wordsworth, 1771-1855)와 서머싯의 레이스다운(Lacedown, Somerset)에 정착하였다. 그리고 2년 후인 1797년 여름에 올폭스턴(Alfoxton House, Somerset)으로 이사하여 근방(Nether Stowey)에 살고 있던 사무엘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 1772-1834)와 두터운 우정을 쌓으며 이듬해인 1798년에 콜리지와 공동으로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는 시집 《서정민요, 그리고 몇 편의 다른 시》(Lyrical Ballads, With a few other Poems)를 출간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 워즈워스는 도로시, 콜리지와 독일로 여행을 떠나 고슬라(Goslar)에서 겨울을 보낸다. 워즈워스가 영국 소녀 루시(Lucy)를 주제로 “루시 시편들”(Lucy poems)을 썼고 거의 평생의 역작이자 대표작으로 통하는 자서전적 장편 서사시 《서곡》(The Prelude)의 초고를 쓰기 시작한 곳이 고슬라였다.
워즈워스에게는 《서정민요, 그리고 몇 편의 다른 시》의 초판이 나온 이후로 십여 년이 가장 왕성하고 활발하게 좋은 시를 쓴 시기다. 〈마이클〉(“Michael”), 〈황폐한 오두막〉(“Ruined Cottage”), 〈외로운 추수꾼〉(“The Solitary Reaper”), 〈불멸송가〉(“Ode: Intimations of Immortality”), 흔히 〈수선화〉(“The Daffodils”)로 통하는 〈나는 구름처럼 외로이 배회하였다〉(“I Wandered Lonely As a Cloud” ), 〈무지개〉(“The Rainbow”)로 알려진 〈내 가슴이 뛴다〉(“My Heart Leaps Up”)처럼, 주옥같은 작품이 연달아 쏟아진 기간이다.
1843년에 영국의 계관시인에 올라, 1850년 4월 23일 라이덜 마운트에서 사망할 때까지 그 직을 유지하였다.
편역자: 김천봉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1969년), 안타깝게도, 몇 년 전에 폐교된 소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1988), 숭실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1994)와 석사학위를 받았으며(1996),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셸리 시의 생태학적 전망》이라는 논문으로 영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2005년). 인하대학교, 인천대학교, 아주대학교와 가천대학교에 출강하였고 지금은 주로 숭실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영문과에 출강하고 있다. 프리랜서 번역가로서 주로 영미 시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그동안 《겨울이 오면 봄이 저 멀리 있을까?》, 《서정민요, 그리고 몇 편의 다른 시》, 19세기 영국 명시 시리즈 6권, 19세기 미국 명시 시리즈 7권, 20세기 영국 명시 시리즈 8권, 《이미지스트》와 《이미지스트 시인들》, 《왜, 누가 수많은 기적을 이루나?》, 《희망의 식탁은 행복밥상》, 《오직 앓는 가슴만이 불변의 예술작품을 마음에 품는다》, 《사랑도 가지가지》, 《외로운 마음밭에 꽃詩를》, 《쓸쓸한 마음밭에 꽃詩를》, 《허전한 마음밭에 꽃詩를》, 《19세기 영미名詩 120》, 《사랑에게 다 주어라》, 《봄여름가을겨울 바깥풍경마음풍경》, 《여름의 보들보들한 징후, 빛과 공기의 은밀한 정사》, 《슬픈 마음밭에 꽃詩를》, 《새벽처럼 차갑고 열정적인 詩》 등을 출간하였다.
구디 블레이크와 해리 길
Goody Blake and Harry Gill
사이먼 리, 늙은 사냥꾼
Simon Lee, the Old Huntsman
우리는 일곱
We Are Seven
이른 봄에 쓴 시
Lines Written in Early Spring
마지막 양
The Last of the Flock
백치 소년
The Idiot Boy
충고와 대답
Expostulation and Reply
입장 전환
The Tables Turned
여행하는 노인
Old Man Travelling
죄수
The Convict
틴턴 애비
Lines Composed a Few Miles above Tintern Abbey, On Revisiting the Banks of the Wye during a Tour. July 13, 1798
그녀는 인적 뜸한 지역에서 살았다
She Dwelt Among th' Untrodden Ways
잠이 나의 영혼을 봉하여
A Slumber Did My Spirit Seal
루시 그레이
Lucy Gray
열매 따기
Nutting
외로운 추수꾼
The Solitary Reaper
수선화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무지개
My Heart Leaps Up
불멸송가
Ode On Intimations Of Immortality
아름다운 저녁이다
It is a Beauteous Evening
1802년 런던
London, 1802
우리는 세상살이에 너무 치우쳐
The World Is Too Much With Us
부록: 윌리엄 워즈워스의 삶과 문학 이야기